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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갈 때 봄을 생각하며...

포토 에세이

by 흙둔지 2020. 6. 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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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간지러움에서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볼이 간지러울 정도였다.
여러분은 그 따스한 산들바람같은 간지러움을 느껴보셨는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봄이 끝나갈 무렵이면 귀가 아플 정도로 많이 듣게되는 노래다.
노래 가사처럼 우리들의 삶도 그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삶은 다 다르지만 알뜰한 맹세에,
실없는 기약에, 얄궂은 노래에 봄날이 가듯 어떤 인생도 흘러간다.
누구의 봄도 머물지 않는다.
열아홉 시절이 황혼 속에 슬퍼지는 건
황혼이 되어서야 열아홉이 절정이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 사라질 때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봄이 왔을 때가 아니라 봄이 갈 때 봄을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왜 떠나고,
소중한 것들은 왜 사라지고 마는가?
봄날은 간다는 그 상실을 목 놓아 부르지 않는다.
삶은 봄이 아니라, 봄이 가는 것을 아는 것이고,
그걸 노래할 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모래가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소멸과정이다.
그러나 소멸이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혜와 성찰을 남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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