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침이다.
여름다운 여름날씨 한 번 느껴보지 못하고
그저 스쳐 지나쳐가듯 계절을 보내고
가을의 초입에서 불현듯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단촐한 옷차림에 무게없는 마음의 가방을 들고
어느 간이역에서 가을이 오고 있는 계절을 향해 떠나고 싶다.
잔잔하게 수면을 비추는 호수의 은빛 물결이 잠자고
낙엽 한 잎 동동 흘러가는 그리움을 만나러...
여름내내 묵혀 두었던 열정의 찌꺼기들을
낙엽속에 파 묻어 버리고
우수에 젖은 가을 강을 품에 안고 돌아오고 싶다.
서녂 하늘에 유려하게 흐르는 풍경...
그 정겨움 또한 가슴에 품어보고 싶다.
오늘은 아주 느리게 가는 기차를 타고 가을로 떠나고 싶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풍경속으로 내 안의 욕구를 잠재우고
오늘만은 홀로이고 싶은 나를 만나고 싶다.
외롭다거나 슬프다거나 고독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닌
열정으로 들뜬 가슴...
사랑이라 말했던 모든 가슴을 잠시 비워내고 싶다.
삶이라 칭하는 모든 것의 구속에서 잠시 비켜나고 싶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맑은 웃음을 배우며
그들의 순수한 웃음을 가슴에 담아오고 싶다.
여태까지 느꼈던 많은 감정의 파고를 바람에 날려 보내고
가을에 물들어 가는 포플러 가로수길을 걸어보고 싶다.
파아란 하늘은 높이 떠 있고, 가을은 내 품안에 들어오고
아! 얼마나 평화로운가...
오늘은 가을을 만나러 가고 싶다.
내 가슴에 숨어있는 물빛 파아란 하늘의 가을을...

[낙엽 / 구르몽]
시몬,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쓸쓸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림을 받아 땅위에 있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석양의 낙엽 모습은 쓸쓸하다.
바람에 불리울 적마다 낙엽은 상냥스러이 외친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발에 밟히는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벌써 밤이 되었다. 바람이 몸에 스민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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