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금 아무리 암흑같은 세상처럼 보여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환하게 밝은 날이 찾아오리니... 모두 다 잘 견뎌내야 한다.
[부고 / 우영창]
나는 죽었는데 내가 죽었다는 연락이 가면 자네는 시간을 좀 끌다가 와라 국밥을 반 그릇 비우고 아는 얼굴들과 생전의 나에 대해서 얼마간 얘기해도 좋다
굳은 얼굴도, 소주를 너무 마시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자주 했던 술자리 그 얼굴, 그 양 만큼이면 어떤가
그리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장지까지는 와주기 바란다 비가 흩날리거나 바람이 불더라도 사소한, 기후의 변화일 뿐이다 나는 자네가 떠주는 한 줌의 흙을 가슴에 덮고 자네는 차를 몰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생각나는가? ‘나는 죽는데 너는 태양 아래를 걷는가?’ 어쩌겠나, 나는 그게 누구의 시였는지도 모르게 되었으니 나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누군가의 가슴 속에 남아 있다는 건 적절한 말이긴 하지만 내가 굳이 원하는 건 아니다 언젠가는 자네도 세상을 뜨고 자네를 기억하는 친구들도 조문객을 맞이하게 될 터이니 모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닌가
산 자들은 모두가 죽었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영원히 살 수 있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이 우리에게 탄생일을 알려주었듯 죽음은 날짜까지 들고 온다 그날을 우리가 가까스로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때 이른 감이 있지만 그래서 이런 시도 써보는 것인데 다음 주말쯤 자네가 좋아하는 낚시 어떤가 한가하게 소주를 마시며 고기가 놀라지 않을 만큼만 웃어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