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수지가 유튜브에서 ‘대치동 엄마’를 패러디한 영상이 조회수 500만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몽클레르 패딩, 샤넬 가방, 포르쉐 자동차 등으로 대치동 학원가 엄마의 모습을 완벽하게 고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사람들을 한데 묶는 사회적 전염은 지역사회를 경계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진짜 ‘대치동 엄마’가 있다는 얘기다. 거기에는 분명 표면 아래 어딘가에 묻힌 일련의 규칙이 있다.
디지털 시대에 대중의 행동을 지배하는 빅 트렌드 생성의 법칙으로 ‘오버스토리’가 있다. 오버스토리는 숲을 이룬 나무들의 윗부분을 가리키는데 오버스토리의 크기와 밀도 그리고 높이는 그 밑에 있는 모든 동식물의 행동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오버스토리란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지배하는 공동체의 가치로 의식 바깥에 존재하는 소지역 편차의 본질이다.
대치동은 이웃끼리 긴밀한 부자 동네로 자녀들이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스포츠를 즐기고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는 공통의 가치관이 형성된 동네다. 사회적 전염은 특정 장소와 결부된다. 어떤 장소가 지니는 힘은 주민들이 만든 이야기, 오버스토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영어로 숲의 상층부를 뜻하는 오버스토리는 인간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시대의식의 비유적 의미로 쓰인다. 한 집단에서 강력한 오버스토리를 공유하면 사회적 변화는 더 빠른 속도로 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마을은 성취를 중시하는 오버스토리를 공유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성공에 대한 압박에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를 따라 하는 시도가 잇따랐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인간의 힘으로 오버스토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중매체에서 동성애를 다루는 방식은 다양한 시도 끝에 점차 포용적으로 변했다. 유대인조차 언급하길 꺼린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역시 이제는 일반적인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만약 도덕적이지 않은 이들이 오버스토리를 주도하면 사회는 병들 수밖에 없지만, 다행히 우리는 이를 개선할 힘을 갖고 있다는게 중요하다.